피스보트 세계일주 크루즈여행( 비용, 루트, 체크리스트)

많은 이들이 은퇴 후의 삶이나 청춘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버킷리스트로 세계일주를 꼽습니다. 하지만 비행기와 기차를 갈아타며 짐을 싸고 푸는 과정은 체력적으로나 정식적으로 큰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주는 가장 우아하고 깊이 있는 방법이 바로 피스보트를 이용한 세계일주 크루즈여행입니다. 피스보트는 일본의 NGO 단체가 운영하는 크루즈입니다. 일반적인 럭셔리 유람선과는 달리 평화, 환경이라는 가치를 공유하며 지구 한 바퀴를 돕니다. 약 100일간의 긴 여정동안 배는 집이 되고, 세계 곳곳의 항구는 앞마당이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피스보트 세계일주를 꿈꾸는 분들을 위해 실제적인 비용, 환상적인 루트, 그리고 놓치면 안 되는 필수 체크리스트까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피스보트 세계일주 크루즈 비용
피스보트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현실적인 장벽은 단연 비용입니다. 2026년 현재 기준으로 피스보트의 가장 대중적인 선박인 퍼시픽월드호의 요금 체계를 살펴보면, 과거에 비해 물가 상승과 환율의 영향으로 가격대가 다소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가장 저렴한 4인 1실 내측 객실의 경우 약 1,900만 원대부터 시작합니다. 부부나 친구가 선호하는 2인 1실 창문형 객실은 3,000만 원에서 4,500만 원, 발코니가 포함된 스위트 급 객실은 6,000만 원을 상회하기도 합니다. 이 요금에는 100일간의 숙박비, 하루 3식 이상의 식사, 선내 수영장, 헬스장 등 편의시설 이용료와 각종 강연 및 공연 관람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루 약 20~30만 원으로 전 세계를 여행하며 먹고 자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큰 매력입니다. 하지만 기본요금이 전부는 아닙니다. 반드시 별도 예산으로 책정해야 할 항목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기항지 선택 관광비용입니다. 각 항구에 도착했을 때 개별적으로 자유여행을 할 수도 있지만, 피스보트에서 제공하는 전문 가이드 투어에 참여할 경우 회당 약 15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둘째는 선상 서비스 팁과 항만세입니다. 약 100일의 일정 동안 누적되는 팁과 각국 항구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세금은 약 200만 원 내외로, 이는 하선 전 정산해야 하는 필수 금액입니다. 셋째는 개인적인 소비입니다. 선내 유료 카페, 주류, 와이파이 이용료, 세탁 서비스 등은 별도 청구됩니다. 특히 위성 인터넷은 속도가 느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싼 편이므로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피스보트의 가장 큰 특징인 포스터 자원봉사 제도는 만 30세 미만의 청년들에게 거리 곳곳에 홍보 포스터를 부착하는 활동을 통해 여행 경비의 상당 부분, 또한 전액까지도 감면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됩니다. 시니어 여행자라면 얼리버드 할인을 반드시 활용해야 합니다. 출발 1년 전 혹은 그보다 일찍 예약할 경우 최대 수백만 원의 할인이 적용되므로, 일정이 확정되었다면 최대한 빠르게 계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일본 엔화 환율이 낮을 때 미리 환전하거나 결제하는 방식도 전체 예산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기항지 루트
피스보트의 루트는 매년 동일하지 않습니다. 지구의 계절과 특별한 천문 현상, 혹은 국제적인 이슈에 맞추어 매 항차마다 독특한 테마를 가지고 설계됩니다. 가장 인기 있는 루트 중 하나는 북반구를 중심으로 도는 오로라 및 지중해 코스입니다. 일본을 출발하여 동남아시의 활기찬 항구들을 지나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면 지중해의 푸른 바다가 펼쳐집니다.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역사적인 도시들을 방문한 뒤 북상하여 영국과 아이슬란드를 거칩니다. 특히 아이슬란드 근해를 항해할 때는 배 위에서 밤하늘을 수놓는 오로라를 감상하는 기적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후 대서양을 건너 뉴욕 등 북미 대륙을 찍고 파나마 운하를 통과해 태평양을 건너 돌아오는 여정은 문명과 자연의 조화를 동시에 만끽하게 해 줍니다. 반면, 남반구 중심의 루트는 대자연의 날 것 그대로를 느끼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추천됩니다. 마다가스카르의 거대한 바오밥 나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희망봉, 그리고 남미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이어지는 일정은 그 자체로 압도적입니다. 특히 남미 일정 중에는 옵션 투어를 통해 마추픽추나 이구아수 폭포를 다녀올 수 있는 긴 정박 시간이 주어지기도 합니다. 남반구 코스는 인간이 만든 도시보다는 지구가 빚어낸 웅장한 풍경에 집중하며, 남태평양의 보석 같은 섬들인 타히티나 이스터 섬을 방문하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습니다.
필수 체크리스트
100일이라는 시간은 여행이 아니라 생활과도 같습니다. 따라서 체크리스트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비자와 서류입니다. 피스보트는 수십 개국을 방문하기 때문에 국적에 따른 비자 면제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미국 영토를 경유하거나 기항할 경우 ESTA 승인이 필수이며, 남미나 아프리카를 포함하는 루트라면 특정 국가 입국 시 황열병 예방접종 증명서가 없으면 하선이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여권 유효기간은 출발일 기준 최소 6개월 이상 남은 것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여권 사본과 여분 증명사진을 챙겨야 합니다. 두 번째는 의료와 건강 관리입니다. 장기 항해 중 가장 흔한 문제는 멀미와 지병 관리입니다. 선내에 의사와 간호사가 상주하는 병원이 있지만, 의료비가 상당히 높고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평소 복용하는 약은 여행 기간보다 넉넉하게 처방받아 지참하고, 영문 처방전을 준비해 두면 비상시에 유용합니다. 또한, 크루즈는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생활하므로 감기나 배탈이 유행하기 쉽습니다. 종합감기약, 소화제, 지사제, 연고, 밴드 등 상비약은 기본으로 챙겨야 합니다. 특히 멀미에 예민하다면 본인에게 잘 맞는 멀미약을 충분히 챙겨야 합니다. 여행자 보험은 반드시 장기여행과 크루즈 특약이 포함된 고 보장 상품으로 가입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세 번째는 생활 비품 및 의복입니다. 피스보트 퍼시픽 월드호는 110V와 220V를 혼용하지만 객실 내 콘센트가 부족한 경우가 많으므로 멀티 어댑터와 함께 여러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멀티탭을 챙기시길 바랍니다. 의복은 북반구와 남반구, 적도를 모두 지날 수 있으므로 사계절 옷을 적절히 배분해야 합니다. 특히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는 레이어드 스타일이 짐 부피를 줄이는 데 효율적입니다. 그리고 선내에서는 갈라 파티나 자율 기획 이벤트가 자주 열립니다. 이때 입을 정장, 드레스 혹은 한국의 미를 뽐낼 수 있는 한복을 한 벌정도 준비하면 선상 파티를 훨씬 즐겁게 즐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음식에 대한 향수를 달래줄 김, 튜브 고추장, 컵라면, 햇반 등 보존성이 좋은 간편식과 장기 여행의 무료함을 달래줄 노트북, 태블릿, 책 등은 100일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