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잘 놀던 아기가 엄마가 주방에서 음식을 하거나 설거지를 할 때, 화장실만 가도 자지러지게 울거나 잠시라도 눈앞에서 사라지면 겁에 질린 듯 매달리는 시기가 찾아옵니다. 흔히 엄마껌딱지라고 부르는 시기입니다. 엄마들은 계속 엄마만 찾는 아이에게 시달려 힘들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발달 심리학적 관점에서 분리불안은 아기의 지능과 애착형성이 정상적으로 발달하고 있다는 아주 건강한 증거입니다. 아기가 나와 타인을 구분하기 시작하고, 주 양육자가 자신의 생존에 절대적인 특별한 존재임을 인지하고 있다는 발달의 과정인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기의 분리불안이 생기는 이유와 원인에 대해서 분석하고 아기들에게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대상 영속성, 분리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단계별 훈련법, 건강하게 할 수 있는 이별의식에 관련하여 부모가 알아야 할 철칙을 알아보겠습니다.
분리불안이 생기는 이유와 원인 : 대상 영속성 발달
아기 분리불안을 보통 생후 6~8개월 경에 시작되어 12~18개월 사이에 절정에 달합니다. 이 시기 아기들에게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변화는 장 피아제가 정의 대상 영속성의 발달입니다. 대상 영속성이란 어떤 물체가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그것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능력입니다. 대상 영속성이 발달하면서 아기는 엄마가 눈앞에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아직 시간 개념이 형성되지 않은 아기에게 엄마가 없는 5분은 영원한 이별과 같은 불안함으로 다가옵니다. 엄마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만, 언제 돌아올지는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아기를 극도의 불안 상태로 만든 것입니다. 또한, 이 시기는 낯가림과 선택적 애착이 동반되는 시기입니다. 주 양육자와의 정서적 유대감이 견고해질수록 아기는 낯선 사람이나 낯선 환경을 생존의 위협으로 간주하기 시작합니다. 즉, 분리불안은 아기가 자신의 보호자를 정확히 알고 있고 그 곁을 떠나지 않으려는 본능적인 생존 방식입니다. 분리불안은 아기의 정서적 성숙도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기도 합니다. 애착이 형성되지 않은 아이는 부모가 떠나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기가 심하게 매달린다면, 그것은 엄마가 아기에게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기지라고 생각하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저는 현재 57개월, 13개월 두 아들을 키우는 엄마입니다. 13개월 아기는 제가 주방에 있거나 화장실만 들어가면 자지러지게 울고 있습니다. 큰 아이 때 경험이 있기 때문에 우는 이유를 충분히 알고 최대한 많이 안아주되 조금은 냉정하게 할 일을 마무리하기도 합니다. 이 상황은 계속 놀아주고 안아주고 한다고 해서 해결될 부분은 아니라서 최대한 스트레스받지 않고 너무 많이 운다면 할 일을 잠시 멈추고 아이를 충분히 진정시키고 시간이 지난 후 할 일을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불안이 고쳐야 할 문제가 아니라 공감해줘야 할 발단 단계라는 것을 꼭 알고 있어야 합니다. 분리불안은 아기의 기질에 따라 불안의 강도는 다를 수 있으며, 환경 변화나 주 양육자의 변경은 아기의 불안을 더 증폭시킬 수 있음 인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고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태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분리불안 극복훈련 단계별 연습
분리불안을 겪는 부모들이 가장 흔히 범하는 치명적인 실수는 아기가 울까 봐 몰래 사라지는 것입니다. 아기가 다른 곳에 집중하거나 잠들었을 때 몰래 외출하는 행동은 단기적으로는 울음을 피할 수 있어 보이지만, 아기에게는 엄청난 정서적 트라우를 남길 수 있습니다. 아기 입장에서는 믿었던 보호자가 예고 없이 증발해 버리는 경험을 반복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부모가 눈앞에 있어도 언제 또 없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더 심하게 집착하게 됩니다. 위와 같은 행동은 분리불안을 장기화하고 신뢰가 깨져 안정적인 애착 형성을 방해하는 지름길입니다. 저는 큰 아이때와 마찬가지로 현재 작은아이에게도 짧고 반복적인 이별과 재회의 경험을 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제일 먼저 집 안에서부터 훈련을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화장실에 가거나 주방에 갈 때, 금방 다시 올 거라는 말을 차분하게 전달한 뒤 아이의 시선에서 사라집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밖을 나가야 하는 상황에 문 앞에서 충분히 인사를 한 뒤에 나갔을 때 많이 울었는데 현재는 되려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해주기도 합니다. 다시 집에 들어올 때는 엄마를 잘 기다려준 거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고 이야기하며 아이를 꼭 안아줍니다. 또한, 까꿍 놀이와 숨바꼭질 놀이는 분리불안을 완화하는 최고의 놀이입니다. 대상 영속성을 놀이로 경험하게 함으로써 분리와 재결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합니다. 처음부터 성공할 수는 없지만 이과정을 수 백번 반복하면서 아기의 뇌에는 엄마는 다시 돌아올 거라는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가 일관되게 약속을 지키고 돌아오는 모습을 보여주면 울음의 강도와 시간은 서서히 줄어듭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아기가 스스로 불안을 조절하는 힘을 길러 줄 것입니다.
건강한 이별 의식
분리불안은 아기뿐만 아니라 저도 함께 경험했습니다. 큰 아이 어린이집 처음 입소하던 날에 아이의 울음소리를 뒤로하고 문을 나서는데 우는 아이를 보내는 게 맞는 것인지 죄책감과 불안을 느꼈습니다. 이를 부모 분리불안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중요한 것은 부모의 불안이 아기에게 그대로 전달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별의 순간이 오면 최대한 아이가 불안하지 않게 웃는 얼굴과 씩씩한 표정을 유지했습니다. 부모가 담담하고 편안해 보이면 아기도 안심할 것입니다. 저희 큰 아이는 어린이집에 갈 때 엄마랑 헤어지는 것이 너무 속상하고 슬픈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단호하게 어린이집은 가기 싫어도 가야 하는 것을 알려줬고 대신 좋아하는 장난감과 함께 등원을 하였습니다. 소아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도널드 위니콧이 정의한 이행 대상은 아기가 부모를 대신해 위안을 얻는 상징적 인물건을 뜻하는데, 이행 대상을 활용하면 아이의 불안을 현저히 낮출 수 있습니다. 57개월인 아들과 현재도 이별 의식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을 가면서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거나 어린이집을 들어가기 전 뽀뽀를 합니다. 예민한 기질의 아이들이라면 이러한 의식을 통해 이별 상황을 예측 가능하게 하여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헤어짐 후 재회할 때는 세상에서 가장 환한 미소로 아이를 반겨주며 충분한 스킨십을 해줍니다. 칭찬과 함께 아이의 불안했던 마음을 충분히 보상해 주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분리불안을 결국 시간과 신뢰의 문제입니다. 큰 아이는 예민한 기질의 아이인데 어린이집이 싫어서가 아닌 엄마랑 헤어져있는 시간을 힘들어하다 보니 위의 단계별 극복 훈련과 이별 의식이 정말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단호함도 필요하지만 약속을 잘 지키고 반드시 돌아온다는 확신을 주었더니 현재는 손을 흔들며 즐거운 마음으로 엄마와 떨어져 있어도 힘들어하지 않는 씩씩한 아이로 성장하였습니다. 저도 현재진행형이지만 분리불안으로 걱정하고 계실 부모님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위로와 응원을 전합니다.